트러스트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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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 에르난 디아스

출판사 : 문학동네

감상

크게 네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 소설. 첫 파트를 읽을 때까진 이야기의 흐름을 쉽게 쫓아갈 수 있었다. 두 번째 파트에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세 번째 장에 들어서선 이 책이 어떤 구조로 짜여졌는지 이해했고 내가 읽은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마지막에선, 숨도 못 쉬면서 읽은 느낌이다. 후기들을 보면 이야기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나에게만 힘든 건 아닌 듯하다. 이로 인해 두 번째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길을 잃는다 하더라도, 이 책은 정말 읽을 가치가 있고 재밌는 소설이다. 월스트리트를 바탕으로한 경제를 다루는 듯한 소설. 하지만 경제는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한 부부의 삶의 관한 이야기이다. 스포를 해보자면, 네 챕터는 모두 하나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소설 속 세계에서 써진, 사실을 기반으로 한 부부에 관한 소설, 의도치 않게 소설의 주인공이 된 남편이 오해를 풀고자 쓴 자서전, 자서전을 쓰도록 돕기 위해 고용된 작가, 그리고 아내의 일기. 사랑 이야기가 아닌 소설을 읽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한다.

기억에 남는 구절

그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건 바보 뿐이에요. 우리가 결정을 내릴 때마다 실현되기를 원하는 미래가 난입하죠. 미래는 최선을 다해 과거가 되려고 해요. 미래를 단순한 공상과 구분해준 건 바로 이점 이에요. 미래는 일어난다는 것.

2.

모든 인생은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거나 삐걱거리다 멈추게 하는 소수의 사건을 중심으로 정리된다. 다음 번의 강력한 순간이 찾아오기 전까지, 우리는 그런 사건들의 결과로 혜택을 보거나 괴로워하며 그 사건들 사이의 세월을 보낸다. 한 사람의 가치는 자신이 직접 만들어낼 수 있었던, 이처럼 결정적인 상황의 수에 따라 정해진다. 늘 성공을 거둘 필요는 없다. 패배에도 위대한 영광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살아가는 동안 서사시든 비극이든 결정적인 장면의 주연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