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등반

등산

5월 21일 일요일에 대전 계족산에 다녀왔다.

머리가 복잡해서 비우고 싶었다.

계족산등산로 관련 링크

등산로

내가 있는 KAIST 문지캠퍼스에서 제일 가까워 보이길래 4구간을 선택했다.

KAIST 문지캠퍼스에서 8시 30분에 나와 스타벅스 들렸다가 택시를 탔다.

대전 대덕구 신탄진로219번길 62라는 주소인 와동현대아파트로 갔다.

입산로

택시에서 내렸는데 들어가는 길을 몰라서 헤맸지만 결국 위 경로로 따라서 걸어갔다. 2023년 5월 기준으로 아직 공사중인 아파트를 왼쪽으로 끼고 가는 길이였다.

개1

ㅎㅇ

옆에 사회복지시설에서 풀어놓고 키우는 친구인 듯 하다.

차도 사람도 없는 곳이라 위험하진 않을듯.

개2

심각하게 귀여웠다.

개3

본인을 만지라고 하시길래 감사한 마음으로 쓰다듬어드렸다.

개4

언제 그랬냐는 듯 다음 인연을 기다리시는 모습이다.

개5

조심히 가라는 덕담도 잊지 않으심

첫안내도

가다보니 처음 나타난 안내도. 11번 봉황정을 들리고 1번 계족산성으로 갈 계획이다.

이길이맞나

오르막을 오르다가 이 길이 맞나? 싶을 때쯤 여기서 오른쪽에 작은 표지판이 보였다.

표지판1

난 4구간을 택했지만 삶이 언제부터 뜻대로 되던가. 4구간인지 아닌진 모르지만 왼쪽으로 갔다.

캠퍼스1

저쯤이 캠퍼스인가? 모르겠음;

길을 따라 가다보니 꽤 넓은 3거리 길이 나왔고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쉬는 분들도 많고.. 표지판부터 찾았다.

표지판2

어디서부터 잘못된진 모르겠으나 4구간은 인연이 아닌것 같아 이만 보내주기로 했다. 그냥 봉황정을 향해 간다.

지도2

현위치 -> (숲길) -> 봉황정 -> (숲길) -> 숲길삼거리 -> (숲길) -> 계족산성 -> (숲길) -> (황톳길) -> 장동산림욕장 -> 귀가 로 다시 한번 계획을 세워보았다.

3거리인줄 알았는데 숲을 뚫고 올라가라는 작은 계단 길이 보였고 그곳이 위 표지판이 가리키는 봉황정이였다. 올라갔다.

봉황정1

봉황정이세요?

봉황정2

아니라고 하십니다.

정상

사실 여긴 정상인데요?

여기까지 1시간 걸렸다. 딱히 경치는 볼게 없어서 봉황정씨를 찾아 나섰다.

봉황정3

누가봐도 봉황정

봉황정4

봉황정5

날씨 흐린거 너무 속상하고..

식사

공복이였기 때문에 스벅에서 사온 샌드위치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었다.

짧지만 땀이 났기 때문에 시원하긴 개뿔 땀은 식고 날씨도 흐려서 얼어죽을 뻔했다.

이 음식에겐 죄가 없기에 맛있게 섭취함

이후 계족산성을 가기 위해 봉황정, 정상비석이 아닌 제 3의 방향으로 갔다. 왜냐하면 운동하던 아저씨께 여쭤봤기 때문이다.

5구간지도

이제 나는 6구간도 아닌 듯하다. 겸허히 받아들였다.

그저 걷다보니 또 큰 길가에 나왔다. 지도부터 보자.

지워진지도

‘현위치’씨를 찾으려다 눈이 빠질뻔 했다. 저 가운데 지워진 하얀 부분일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아님말고

황톳길1

황톳길2

알고보니 황톳길이였다. 그냥 바닥이 황토인가 보다 했는데 사진에서 보면 길가는 고운 황토로 되어있다. 돌도 하나도 없고 마르지 않고 수분기도 있어서 맨발로 다니시는 분들이 많았다. 다칠 염려는 없어보였다. 길이 이뻐서 걷기에 좋았다.

걷다가 오른쪽에 계족산성으로 가는 계단이 있길래 올라갔다.

산성1

생각보다 제대로 지어져있어서 놀랐다.

산성2

알고 보면 더 많이 보이는 법이기에 찬찬히 읽었다. 기억은 안남

산성3

저 멀리 대청호가 보인다. 오른쪽은 들어가지 말라고 막았는데 들어가서 음식을 드시는 모습이다.

그냥 그러고 있다는 거지 의견을 표출할 생각은 없음.

산성4

산성5

풍경 좋다. 적당히 중구형이 죽기 딱 좋을 정도로 흐린날씨도 나쁘진 않다.

산성6

산성7

반대쪽을 찍은 모습. 저 멀리 보이는 것도 성벽이다. 여길 누가 쳐들어 올 수 있나 싶지만 조상님들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랬겠거니 하는 마음으로 감사히 감상했다.

산성8

대전 시내쪽 모습

산성9

더 들어갈 수 있길래 계속 가봤다.

산성10

저 돌과 나무가 참 보기좋게 같이 있어서 찍었다. 왼쪽 노란색 공사 표지판이 그렇긴 한데 나무가 너무 이뻐서 별 신경은 안쓰인다. 이 성벽은 보수공사 중이였다. 이 나무 너머로 가서도 풍경이 잘보여서 실컷 구경했다.

표지판3

떠날려고 표지판을 봤다. 아무리 생각봐도 길이 아닌데 가리키고 있다. 다른 분들께 물어봐도 여기가 길이 맞다고 한다. 30분은 찾아다녔지만 다른 길은 없었다. 저분들도 나처럼 못 찾으시다가 어떤 남성 두 분께 길을 물었는데 저기가 길이 맞다고, 본인들이 저기로 올라왔다고 하셨다. 길은 없는데 보행자는 있는 이 상황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저분들이 들어가시길래 맘을 비우고 따라갔다.

진짜 죽을뻔했다.. 애초에 저분들은 어떻게 내려가신건지 신기하다. 갔더니 자신의 정체성을 계단이라고 호소하는 절벽이 있었다.

죽음의계단

앙코르와트 죽음의 계단 인데 거의 이런느낌으로.. 높이는 이것의 절반쯤인데 저 계단 한칸의 폭이 내 발보다 좁았다. 그리고 돌들을 쌓아서 만들었던 계단이 무너진 상태라 발을 디디면 돌이 하나씩 떨어졌다. 고작 이족보행을 위해 삶을 배팅할 순 없기에 4족보행으로 내려왔다.

길

분명 길이긴 한데 등산로는 절대 아닌건 알겠다. 뭔가 잘못된 루트임

길2

다시 생각해도 식겁했네. 저기서 내려온거임

표지판4

이 표지판의 진정성에 의심이 생김. 선택권이 없는데 뭘 알려주는 걸까?

경고

위의 (구)계단, (현)절벽은 통행 금지된 곳이였다.

생기는 궁금증

  1. 왜 반대편에선 안막을까? 내려가지 말라고 써놓던가 거기가 길이라고 가리키는 표지판을 지우던가 해야지..
  2. 그럼 올라왔다는 남성 두 분은 이걸 보고 그 절벽을 오를 생각을 했다고?

어처구니 없지만, 차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고 길을 나섰다.

표지판5

선생님, 왼쪽이나 오른쪽 중에 말씀을 해주셔야 하는데요. 멧돼지도 아닌데 없는 길로 어떻게 가요

코카콜라 알고리즘을 통해 오른쪽을 선택했다.

황톳길로 내려왔는데 입구가 막혀있었다. 뭐 어찌저찌 뚫고 나오긴 했지만.. 반대쪽도 좀 이렇게 막아주지 죽을뻔 했네..

내가 나오는 걸 보고 사람들이 들어가도 되나보다 하며 억지로 들어가길래 말렸다. 되게 위험한 길이니 다른곳으로 가시라고..

난 몰랐으니까 온거라 억울했다.

황톳길을 따라 내려왔다. 길은 이뻐서 참 좋았다.

황톳길3

황톳길 안내도. 오른쪽 아래 캐리커쳐의 주인공인 회장님이 이 길을 조성하신 분이라고 한다. 대전의 선양소주 조웅래회장님. 감사한 마음을 가졌다.

편지

다 내려와서 끝날 때 쯤 사랑의 엽서를 보낼수 있는 곳이 있었다. 펜도 있고 엽서도 있길래 한 통 적었다. 사랑을 담진 않았으나 같이 공부하는 누군가에게 보냈다.

차이

들어온 곳과 다른 곳으로 나왔다. 저기까지 굳이 갈 이유도 없으니 바로 앞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렸다.

귀가

하.. 언제가냐…

결론

여정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