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 I Learned
날짜
2025년 1월 15일 수요일
내용
내가 메타를 혐오하는 이유
꾸준히 TIL을 쓰면서 메타에 대한 온갖 불평 불만을 쏟아냈었다. 그리고 오늘 그 분노는 최대치를 찍었다. 네이버 커머스 솔루션에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해주시는 고객님께 태그된 게시물을 전달해드리지 못했다는 자책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고자 메타가 왜 망해 마땅한 지를 말하고자 한다.
메타 API를 이용하려면 메타 개발자 센터에서 앱을 등록해야 한다. 각 앱은 사용 유저의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권한을 설정해주어야 한다. 권한에는 Standard Access와 Advanced Access가 있는데 결국 배포해서 사용하려면 Advanced Access를 얻어야 한다. Standard 수준까지만 얻은 권한은 앱에 등록된 사람(관리자라던가 테스터라던가)만 사용할 수 있고, 앱을 이용하는 누구나(일반 유저) 사용하려면 해당 권한의 Advanced Access를 얻어야 한다.
앱 검수 과정에선 앱의 사용 방식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제출해야 하고, 검수하는 사람이 실제로 해볼 수 있도록 계정을 보내줘야 한다. 일단 이 부분에서 말이 안된다. 분명 본인들이 “앱 검수를 위해 개인 유저 정보를 입력하지 마시오”라고 적어놔 놓고 검수 과정에서 테스트를 위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으면 탈락시킨다. 도대체 이게 말인가 방구인가.
사실 이 지경이 된 원인은 앱 테스트용 유저 등록이 고장난 것 부터 시작된다. 앱에는 테스트용 유저를 쉽게 등록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그리고 고장났다. 고칠 생각도 없다. 찾아보니 고장난 지 몇년은 되었다고 하는데.. 결국 테스트용 유저를 만들 수 없으니, 테스트 계정을 만들고 앱의 관리자로 직접 등록한 후 이 계정 정보를 넘겨야 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점차 메타가 계정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2단계 인증을 사용하라고 유지하는데, 2단계 인증을 거는 순간 앱 검수는 불가능해진다. 필리핀에 계신 검수 담당자님 께 실시간으로 인증번호를 보내드릴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차 인증이 걸리지 않은, 내 앱과 비즈니스 자산에 접근이 가능한 계정을 이름모를 필리핀의 누군가에게 넘겨야 하는 이 검수 과정은 비극 그 자체다.
새로운 계정을 만들면 되지 않느냐는 질문은 받고 싶지않다. 이번엔 페이스북의 로그인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에 대해 말할 차례다. 검수용으로 만들 페이스북 계정을 위해 새로운 구글 계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회원가입 하지 않고 페이스북에서 로그인해보면 로그인이 된다. 어느 계정으로 로그인이 되냐면 내가 기존에 로그인했다가 로그아웃한 계정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이 뜬금없는 연결을 푸는 방법이 도저히 없다. 유일한 방법은 연결된 계정을 삭제하는 방법이다.. 그럼 풀려난다.. 새로운 구글 계정으로 회원가입도 잘 안된다. 이 버그가 상당히 자주 발생해서 스택 오버플로우에서도 웬만하면 크롬 시크릿모드로 진행하라는 의견이 상당하다.
로그인 시도한 메일과 계정이 뜬금없이 엮이는 것은 기존 계정과 메일에서도 발생한다. 내 카카오 메일로 접속해도 나는 A라는 계정으로 로그인되는데 마닐라에 계신 분은 B라는 계정으로 로그인된다. 이게 사람을 미치게한다. B라는 계정은 내 지메일로 만든 별개의 계정인데 도대체 카카오 메일로 로그인하는데 왜 지메일 페북 계정이 나타난단 말인가. 이와 관련된 설정은 어디서도 변경이 안된다. 이게 진짜 사람을 미치게 한다.
새로운 계정을 만드느니 마느니 씨름을 하고 난 이후라도, 마닐라 남부에 있는 사무실에서 앱을 검수하시는 분들의 처참한 일관성이라는 가장 큰 벽이 남아있다. 앱 검수에서 가장 처음 걸러지는 단계가 “너 앱에서 이 권한이 안 필요해 보이는데?”다. 근데 이게, 뜬금없이 계속 빠꾸먹인다. 일단 서비스 이용 영상을 처음 보면 무조건 타당하지 않다고 한다. 최소한 2번은 제출해야 타당하다고 넘어가준다. 그러다 이후 과정에서 갑자기 “어? 갑자기 권한이 안필요해보이는데?” 라고 발작을 일으킨다. 어느덧 내 검수 요청 메시지에는 “ 저번 요청에서 분명 너가 타당하다고 했으니 타당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려하지마” 라는 간곡한 요청이 가득하다.
이 모든 꼴을 겪은 지난 이틀간의 실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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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제출
나: 권한 필요합니다. 검수해주세요
마닐라사람: 처음 보는 영상이네? 권한에 대한 당신의 요청이 타당하지 않습니다(거절)
2차 제출
나: 자 억지로 영상 다시 상세하게 찍었고, 설명도 다시 작성했습니다. 저 정말 필요합니다
마닐라사람: 음 필요해보이긴하네. 근데 너가 준 페이스북 계정이 2차인증이 필요하다는데?(거절)
3차 제출
나: 예? 안걸려있는데요. 진짜 안걸려있어요 다시 해보세요. 영상에도 안걸려있잖아요
마닐라사람: 아니야 걸려있어. 너 "구글로만든페북계정"에 접근하려면 2차인증 제출하래(거절)
4차 제출
나: 아니 제가 드린 계정은 "카카오로만든계정"인데 무슨소리하시는거에요.
나: 하 그냥 새로운거 다시 만들어서 드릴게요 이걸로 로그인해보세요
마닐라사람: 비밀번호가 틀렸다는데?(거절)
5차 제출
나: 아니 뭐가틀려요. 영상 다시 찍어서 제가 제출한걸로 로그인하는거 보여드릴게요.
마닐라사람: 어? 처음 보는 영상이네? 권한에 대한 당신의 요청이 타당하지 않습니다(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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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
제발 망해라